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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 · 2 min read

책 더 모델 읽고, 세일즈 스테이지 정의해보기

책 더 모델 읽고, 세일즈 스테이지 정의해보기

TechEquity에서 나는 세일즈 전 과정을 혼자 한다. 프로스펙팅부터 딜 클로징까지 전부. 그러다 보니 정작 '관리'는 전혀 못 하고 있었다. 지금 고객이 몇 명이고 각각 어느 단계에 있는지, 어디서 자꾸 막히는지 같은 걸 들여다본 적이 없다.

세일즈가 처음이다 보니 그럴 만도 했다. 고객을 단계로 나누는 것보다 당장 메일 한 통이라도 더 보내고, 답장 오면 그걸 처리하는 데 정신이 팔려 있었으니까. 매번 메일도 새로 신경 써서 쓰고, 고객한테 줄 자료도 만들고 하느라 바빴다.

그런데 이번에 클로징을 한 번 하고 새 배치 아웃리치를 돌리면서 좀 달라졌다. 지난번에 써 둔 메일 양식이랑 자료를 그대로 재활용하니 확실히 손이 덜 갔다. 그렇다면 편해졌다고 좋아할 게 아니라, 새로운 걸 고민할 시간이 생겼다고 봐야 일류 아니겠는가. 움하하.

그래서 새로운 걸 고민하려는데... 뭘 해야 할지 모르겠는 것이다. 이럴 땐 데이터를 봐야 한다. 데이터에서 문제인 지점을 찾고, 그걸 푸는 일부터 하면 된다. 무작정 새로운 걸 벌이는 것보다 훨씬 합당한 순서이기도 하고.

그렇게 데이터를 보려고 했더니... 우리 팀은 세일즈 데이터를 아예 모으고 있지 않았다!

그래서 예전에 추천받은 『더 모델』을 읽었다. 책을 참고해 우리 팀 세일즈 스테이지를 나눠보고, 단계별로 데이터를 쌓는 도구를 만들어 보기로 했다.


『더 모델』은 세일즈 프로세스를 마케팅부터 시작한다.

온라인에 정보가 넘쳐나는 요즘, 고객은 기업이 일방적으로 주는 정보보다 스스로 찾아보고 판단하게 됐다. 마케팅은 바로 그 지점에서, 기업이 원하는 정보를 흘려 고객이 기업이 바라는 방향으로 생각하게 만드는 일이다. 마케팅이 제대로 돼야 고객이 알아서 찾아온다. 그러니 원래 영업 첫 단에서 하던 일이 일부 마케팅으로 넘어갔다고 볼 수도 있다. 달리 말하면 그 경계가 흐려졌다.

아무튼... 마케팅이 중요하다는 소리다.

이 책은 마케팅 관점에서 고객을 세 단계로 나눈다.

  • 초기 고객에게는 무리하게 리드를 모으기보다 콘텐츠를 보게 하는 데 집중한다.
  • 중기 고객에게는 비교 검토에 도움이 되는 콘텐츠를 보여준다. 이쯤부터 입력 양식이나 온라인 세미나로 슬슬 리드를 모으기 시작한다.
  • 후기 고객에게는 그 고객만을 위한 맞춤 정보를 줄 수 있으면 좋다. 그게 어렵다면 우리 회사나 제품의 차별점을 분명히 보여줄 무언가라도 필요하다.

고객 단계에 맞춰 마케팅과 영업이 할 일을 순서대로 늘어놓으면 위 도표의 세 번째 행과 같다.

그럼 일단 우리 팀이 지금 가진 리드들을 이 단계별로 정리하고, 각 단계의 성과를 관찰하는 것부터 시작해보려 한다.


마케팅 부서는 리드를 획득해야 한다는 압박감 등으로 세미나를 개최하자, 디지털 광고를 하자, 새로운 캠페인을 실시하자는 식으로 시책부터 생각하기 쉽지만, 이것은 순서가 거꾸로 된 것이다.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의 목적은 유망 고객을 다음의 스테이지로 진행하는 일이다. 고객 스테이지를 정의한 후에 다음 스테이지로 움직이려면 어떤 채널이 효과적인지 생각하는 것이 올바른 순서다. — 더 모델, 105p

나도 처음엔 리드가 잘 안 모이는 것 같으면 괜히 메일 제목을 고쳐보거나 첫 인삿말 문구를 바꿔보곤 했다. 효과가 아주 없진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진짜 임팩트를 내는 일은 아니었던 것 같다. 진짜 문제를 보는 게 아니라, 겉으로 드러난(심지어 그조차 착각일 가능성이 큰) 내가 수행하기 쉬운 일에만 매달리고 있었던 거다.

그래서 이번엔 메일 문구를 만지는 대신, 고객을 스테이지로 나누고 단계별로 데이터부터 쌓아보려 한다.

막상 데이터를 모아보면 단계를 잘못 끊었다는 게 드러날 수도 있다. 그래도 감으로 메일 제목 고치던 것보다는, 어디가 문제인지 확인하고 움직이는 게 맞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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